패션 천재들과 우울증

2022. 12. 17. 20:40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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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문

천재라고 불렸던 수많은 패션 디자이너들은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그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디자이너들은 우울증을 극복하고 패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많은 디자인을 남겼고, 또 어떤 디자이너들은 스스로의 정신적 무게에 짓눌려 자신의 재능을 하찮게 버리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외롭고 고된 창작의 길을 홀로 걸어가야 했던 디자이너들은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었겠지만 대부분 어느 정도 우울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지금 패션사에 남겨진 화려하고 아름다은 의상들은 그들이 고뇌와 싸운 결과물이며 패션 역사의 중요한 업적이 되었습니다.

2. 이브 생 로랑

 이브 생 로랑은 우울한 천재 디자이너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21세의 어린 나이에 크리스찬 디올의 계승자가 된 후 엄청나게 몰려온 정신적인 압박은 이 천재 디자이너에게 커다란 불안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는 파리의 모든 것을 사랑했고 그곳에서 환희를 느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로 인해 심한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군에 입대했던 1960년, 섬세한 성격 때문에  마초적 군인들로부터 계속되는 괴롭힘을 받은 뒤 극심한 불안과 끔찍한 공포에 시달렸습니다. 당시 그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해 매우 병약해져 몸무게는 고작 36킬로그램에 불과했고 거의 실어증에 걸리다시피 했습니다. 언제나 허약했던 건강문제는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고 매일같이 신경안정제나 진통제에 의존하는 나날들이 이어지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브 생 로랑은 세월이 지날수록 상업적으로는 더욱 성공을 이루었고 자신만의 패션 제국의 건설하며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극도의 신경쇠약과 우울증에도 불구하고 그의 천재적인 재능은 그가 은퇴하는 그날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전혀 손상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우울증도 극복해낸 그의 천재성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3. 발렌시아가

코코 샤넬이 "오직 하나의 진정한 쿠튀리에"라고 칭송한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도 이브 생 로랑 못지않게 매우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였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패션 기술을 습득해 왔던 그는 13세 때부터 패턴 메이킹과 디자인, 봉제에 능했던 그는 예민한 성격 때문에 자신의 쇼를 비평할 관객이 하나도 없는 곳에서 패션쇼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패션계의 피카소라 불리며  20세기 유능한 디자이너이자 기술자였고 그의 오랜 적수였던 코코 샤넬도 " 오직 그만이 직물의 마름질하고 의상을 재단하며 직접 손으로 재봉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라고 평하면서 그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발렌시아가를 그처럼 패션계의 우상으로 만든 것은 모든 제작 단계를  관리하려는 거의 강박 관념적인 욕구와 결합된 그의 재단 기술 덕분입니다. 그러한 그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는 일생을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살아야 했고 패션 디자이너로써의 삶을 '개 같은 인생'이라고 부르기고 했다고 합니다.

4. 찰스 제임스와

  한편 미국 쿠튀르계의 아버지라 불리는 찰스 제임스 역시 심각한 우울증을 앓은 디자이너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다루기 힘든 편집증을 앓았고, 아주 간단한 디자인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것도 몇 년씩 걸리곤 했다고 합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는데 어느 날 두 명의 고객이 그가 만든 드레스 하나를 두고 서로 사겠다고 다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자 찰스는 드레스를 정확히 반으로 잘라 놔두어 주었다고 합니다. 극심한 편집증에 시달리던 그는 한때의 성공이 무색하게 무일푼으로 죽었으며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지게 되었습니다. 평생 괴롭혔던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중들에게 잊혀진 안타까운 디자이너로 남게 되었습니다.

5. 클로드 몬태나

 또 한 명의 디자이너 클로드 몬태나 역시 우울했던 병력으로 인해 비극적인 길을 걸은 디자이너 중에 한 명입니다. 패션계에서 미스터리의 남자로 회자되는 그는 부인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뒤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언제난 논란을 몰고 다니게 됩니다. 그의 하드코어적인 파괴 주의자적 성향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 그가 파시스트일 거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에이즈와 문란한 성행위가 난무하던 1980년부터는 거의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했고 사람들로부터 점점 멀어져 갔습니다.

90년대 말 회사가 파산한 뒤에는 외모까지 크게 변해 그의 지인들조차 그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1980년대 혁신적인 빅 숄더 실루엣을 평정한 디자이너 클로드 몬태나의 최후는 비참하고 쓸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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